[원장 노트] 치과 문턱을 낮추는 일 — 이음터와의 약속
작성: 이준상 대표원장 | 365이룩치과
지난 7월 15일, 저희 365이룩치과는 (사)평택시민재단 산하 이음터장애인직업적응훈련센터와 발달장애인 구강 건강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오늘은 이 협약을 왜 하게 됐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진료를 이어갈 계획인지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치과가 유독 어려운 분들이 있습니다
치과 진료는 사실 누구에게나 편하지 않습니다. 기계 소리, 눈부신 조명, 입 안으로 들어오는 낯선 기구들 — 성인 환자분들도 진료 의자에 앉으면 손에 힘이 들어가곤 하시죠.
발달장애가 있는 분들에게는 이 문턱이 몇 배 더 높습니다.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말로 표현하기 어렵고,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치료 시기를 놓치고, 증상이 많이 진행된 뒤에야 치과를 찾게 되는 안타까운 경우가 생깁니다.
보호자분들과 복지시설 선생님들의 고민도 여기에 있습니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천천히 진료해 줄 치과를 찾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을, 상담을 통해 여러 번 들어왔습니다.
협약으로 달라지는 것들
이번 협약을 통해 저희가 약속드린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연 1회 무료 구강검진: 이음터 훈련생분들을 대상으로 매년 정기 구강검진을 무료로 진행합니다.
- 진료비 감면: 치료가 필요한 경우, 비급여 항목을 포함해 진료비 감면과 할인 혜택을 제공합니다.
- 단계적 적응 진료: 비용 지원에 그치지 않고, 치과라는 공간 자체에 익숙해지실 수 있도록 천천히, 단계적으로 진료를 진행합니다.
첫날, 치료보다 먼저 한 일
협약식 당일에는 이음터 훈련생 네 분이 직접 내원해 첫 구강검진을 받으셨습니다.
이날 저희가 가장 신경 쓴 것은 “서두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치료를 진행하기보다, 진료실 공간과 장비, 그리고 저희 의료진의 얼굴을 천천히 접하면서 치과에 대한 긴장과 거부감을 낮추는 데 집중했습니다.
발달장애인 진료는 진료 의자에 앉는 것부터 입을 벌리고 안내에 따라 움직이는 과정 하나하나에 충분한 설명과 반복적인 적응이 필요합니다.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이 과정을 건너뛰지 않는 것이 결국 환자분께도, 의료진에게도 가장 좋은 길이라고 믿습니다.
구강 건강은 자립의 기초입니다
이음터는 발달장애인분들이 직업훈련을 통해 취업과 사회 진출을 준비하는 곳입니다. 그리고 구강 건강은 그 준비 과정의 기초 체력과도 같습니다.
음식을 제대로 씹어 먹는 일은 건강한 생활의 기본 조건이고, 치통이나 잇몸질환은 훈련과 일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특히 통증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분들일수록 정기검진으로 질환을 미리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프기 전에 발견하면 치료 부담도, 두려움도 훨씬 줄어듭니다.
훈련생분들이 건강한 치아를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훈련받고, 당당한 직장인으로 자립하시는 데 저희가 작은 밑거름이 되었으면 합니다.
거창한 시작은 아니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발달장애인 진료는 의료진에게도 많은 인내와 세심함이 필요한 도전입니다. 그래서 더 미루고 싶지 않았습니다.
장애인 의료복지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진료를 받아주는 병원 한 곳, 치료 과정에서 충분히 기다려 주는 작은 배려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협약이 평택 지역에서 발달장애인과 가족분들이 치과를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되는, 그런 변화의 작은 출발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이음터 훈련생분들과 함께해 나가는 과정도 이 원장 노트를 통해 종종 전해드리겠습니다.
365이룩치과는 평택 고덕에서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치과가 되겠습니다.
관련 보도: 주간평택, 「치과 문턱 낮춘 따뜻한 약속…발달장애인에게 ‘건강한 미소’ 선물」 (2026.0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