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ntal panoramic X-ray of an adult with multiple missing molars, showing remaining teeth, an implant, and empty tooth-loss spaces in both jaws.

치아 한 개의 무게 — 잃은 치아 수가 말해주는 것​

원장 노트 / Dr’s Notes · 치아와 전신 건강 시리즈 1편 (전 3편)

진료실에서 환자분들께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어금니 하나쯤 없어도 상관없지 않나요?” 씹는 데 크게 불편하지 않고 어금니처럼 뒤쪽에 있으면 보이지도 않으니 그냥 두겠다는 말씀입니다. 우선 저는 환자분의 그 판단 자체는 존중합니다. 다만 결정을 내리기 전에, 치아 개수와 전신 건강을 함께 추적한 연구들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를 알아 주셨으면 합니다.

이 글은 세 개의 글 중 첫번째 편입니다. 1편은 치아 수와 사망·심혈관질환, 2편은 치아와 뇌, 3편은 이미 치아를 잃은 분들이 되돌릴 수 있는 것에 대해 씁니다. 숫자는 가능한 한 논문 그대로 옮겼습니다.

치아 한 개의 무게​

2019년 서울대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 구강검진 자료 444만 명을 약 7년 반 동안 추적했습니다. 결과는 단순했습니다. 치아가 하나 줄어들 때마다 심근경색 위험은 약 1%, 심부전은 약 1.5%씩 올라갔고, 사망률도 잃은 치아 수에 비례해 증가했습니다.

한 개당 1%는 작은 숫자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이 숫자는 다른 나라, 다른 질환에서도 거의 같은 자리에 반복해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 관상동맥질환과 뇌졸중: 치아 2개당 약 3% 증가. 17개 코호트, 88만 명을 합친 메타분석의 결과입니다.
  • 폐렴으로 인한 사망: 치아 1개당 약 3% 증가. 일본 치과의사 19,775명을 추적한 연구입니다. 치과의사라는 동질적인 집단에서 나온 결과라는 점에서 소득이나 교육 수준의 영향을 상당히 걸러낸 자료입니다.
  • 노쇠(frailty): 치아 1개당 약 2%. 25개 연구, 36,406명의 메타분석입니다.

 

치아는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몇 개가 남았느냐“로 몸에 작용합니다. 그리고 그 관계는 대체로 직선에 가깝습니다.

3개, 5개, 10개

위의 1개당 수치를 그대로 곱하면 아래와 같은 그림이 됩니다. 관찰연구에서 나온 상대위험이므로 정확한 예측치가 아니라 크기의 상대적인 감을 잡는 용도로 보시면 됩니다.

 

3개 상실

5개 상실

10개 상실

10개 미만 남음

전체 사망

+5% 안팎

+8~10%

+15~20%

+35% 이상

심근경색·뇌졸중

+3~5%

+5~8%

+10~15%

심혈관 사망 1.5~1.7배

폐렴 사망

+10%

+17%

+36%

약 2배

무장애 기대여명

차이 미미

차이 미미

약 1~1.5년 단축

2년 이상 단축

3개 상실까지는 통계적으로 유의하더라도 임상적으로는 작은 차이입니다. 그리고 이 구간에서는 개수보다 어느 치아인가가 더 중요합니다. 사랑니나 보철로 회복된 치아라면 위험 증가는 거의 없고, 어금니 하나가 빠져 상하 교합이 깨진 경우라면 3개라는 숫자 이상의 영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

두 개의 선

표에서 두 지점이 눈에 들어옵니다.

첫째, 5개. 핀란드 국민건강조사(FINRISK) 참가자 8,446명을 13년간 추적한 연구는 5개 이상을 잃은 사람에서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유의하게 올라가기 시작한다고 보고했습니다. 9개 이상이면 심혈관질환, 당뇨, 사망 모두와 연관되었습니다. 이 연구팀은 흥미로운 제안을 덧붙였습니다. 기존 심혈관 위험인자에 “상실 치아의 수”를 추가하면 사망 위험을 가려내는 정확도가 개선되므로, 내과 의사가 환자를 평가할 때 치아 개수를 물어볼 가치가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 10개. 여러 메타분석이 전체 사망률 위험이 뚜렷해지는 역치로 지목한 지점입니다. 잔존 치아가 18개 아래로 내려가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일본 오사키 지역 노인 코호트에서 치아가 20개 이상인 남성의 무장애 기대여명은 21.6년, 10~19개는 20.1년, 9개 이하는 19.0년이었습니다. 여성은 각각 24.7년, 23.5년, 22.6년이었습니다. 치아 열 개가 건강한 삶 1~2년과 맞바꿔지는 셈입니다.

일본이 1989년부터 국가 목표로 삼은 “80세에 20개(8020)”가 임의의 숫자가 아닌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20개는 방어선입니다. 그 위에서는 어느 지표에서도 유의한 악영향이 거의 확인되지 않고, 그 아래로 내려가면 위험이 계단처럼 오릅니다. 무치악에 가까워지면 심혈관 사망은 1.5~1.7배, 폐렴 사망은 2배가 됩니다.

왜 치아가 심장과 연결되는가

연구자들이 제시하는 경로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염증입니다. 치아를 잃는 가장 큰 원인은 치주염이고, 치주염은 잇몸에만 국한되는 병이 아니라 수십 년 지속되는 만성 염증입니다. 잇몸 아래 세균과 염증 물질은 혈관으로 들어가 동맥경화를 촉진합니다. 잃은 치아 수는 그 염증이 얼마나 오래, 얼마나 심하게 진행되었는지를 보여주는 흔적입니다.

둘째는 영양입니다. 씹을 수 있는 음식의 범위가 줄면 식단이 부드러운 탄수화물 쪽으로 기울고, 채소·과일·단백질 등 다양한 영양소의 섭취가 떨어집니다.

셋째는 공통 원인입니다. 흡연, 당뇨, 낮은 소득과 교육 수준은 치아를 잃게 하는 동시에 심장병도 일으킵니다. 위의 연구들은 이 요인들을 통계적으로 보정하긴 했지만, 완전하게 분리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덧붙이는 말

이 글의 연구들은 거의 모두 관찰연구입니다. 따라서 치아가 적은 사람이 더 일찍 사망했다는 사실은 확인되었지만, 100% 치아를 잃어서 그렇게 된 것인지는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환자분께 “치아를 잃으면 수명이 줄어든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이렇게 말합니다. 잃은 치아 수는 몸이 보내는 가장 읽기 쉬운 위험 신호이고, 그 위험 신호는 치과에서 끌 수 있는 몇 안 되는 것 중 하나입니다. 혈압과 혈당은 매일 관리해야 하지만, 치아는 한 번 지키면 그 효과가 오래 남습니다.

어금니 하나를 그냥 없는 채로 두시겠다면, 그 결정을 존중합니다. 다만 그 하나가 맞물리는 반대쪽 치아를 잃게 하고, 옆 치아를 기울게 하고, 몇 년 뒤에는 세 개가, 나아가 다섯 개가 되는 경로까지 함께 보고 결정하셨으면 합니다. 다섯 개부터는 몸으로 느낄 수 있으실 겁니다.

다음 편에서는 치아와 뇌의 관계, 그리고 치아가 아니라 “씹는 기능”이 변수라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들을 다뤄보겠습니다.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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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The association between the number of teeth and frailty among older adult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BMC Oral Health. 2025.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별 진단과 치료 계획은 반드시 진료를 통해 결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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